Trend & Culture2013.10.31 13:45

세계 500대 기업의 5분의 1은 중국 기업?

- 세계로 뻗어 나가는 중국 기업의 특징 -



글_ 변선화 대리 (북경법인)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중국 기업


 2013년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중국 기업은 95개를 이름에 올렸습니다.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인데요, 대만 기업(6개), 홍콩 기업(3개)을 제외중국 본토 기업만 하더라도 무려 86개에 달합니다.

 


 10년 전인 2003년에는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기업이 12개에 불과했으니, 그간 약 8배나 수치가 늘어난 것인데, 이를 통해 중국이 세계의 제 2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 기업의 경쟁력도 크게 향상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 애플, 도요타와 같이 여러분 머리 속에 막상 떠오르는 중국 기업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중국 기업이 글로벌 500대 기업의 5분의 1을 차지함에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바가 없는 것이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86개 기업은 도대체 어떤 기업들일까요?

 

86개 중국 기업 중 90%는 공기업(公企業)

 

 자. 다시 아까 말씀 드린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로 잠깐 돌아가 보겠습니다. 여기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들을 산업별로 나눠 보면 제조, 에너지, 금융 분야가 각각 16%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를 이어 전력, 철강, 건설 등 국가 기간 산업분야들이 뒤를 이었죠.  



 하지만 이 수치에 숨어 있는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기업 형태로 보았을 때 위 86개 업체에서 공기업(국가 소유의 중앙기업과 국영기업)이 90%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죠. 사기업(社企業)이라 할 수 있는 민영기업은 9%, 단 8개 밖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즉, 사람들의 이름에 오르내릴 만한 소비재 제조업 및 전자 산업, 유통 등에 종사하는 민영기업의 수와 그 영향력이 전체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극히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에너지, 금융, 전력, 금속, 장비 제조, 운수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 중국의 거대 기업들은 모두가 국유기업(國有企業)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죠.


중국의 공기업은 민영기업과 어떻게 다를까


 이러한 점은 중국의 국가 특성을 반영한다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전민소유제(全民所有制: 전체사회 구성원이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점유하고 통제하는 형식의 공유제) 를 실시하여 전(全) 산업 분야에서 공기업 위주의 발전을 지속해 왔습니다.

 

 이윽고 개혁/개방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민영기업이 융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90년대에는 국퇴민진(國退民進, 민영기업이 성장하고 국유산업이 침체되는 추세)의 흐름 아래 4분의 3 이상의 공기업이 청산 혹은 파산하거나, 민영기업으로 전환되기도 했죠.

 이후 공기업은 민생 및 국가 기간 산업에만 집중하는 구조로 변화하였습니다. 2010년 통계에 의하면 중국 공기업과 민영기업의 비율은 약 22:78로 민영기업의 수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규모 및 경쟁환경은 아직까지 공기업이 압도적인 우위점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중앙기업과 국영기업은 과거부터 국가의 세금혜택과 자금지원 등 다양한 정부지원을 받으며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데 반해, 최근 들어 몸집을 키우기 시작한 민영기업은 기회나 경쟁환경의 공평성 등에서 공기업보다 열세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기업 형태]

기업분류

지분구조

주요 산업

비고

국유

(國有)

기업

중앙기업

국가 자산 감독관리위원회 100%

에너지, 금융, 군수장비 제조, 운송(항공,철로), 공업 및 도로 건축, 전력

국무원* 관리,

국영기업

국가 자본 50% 이상

철강, 자동차, 석탄, 무역(금속,에너지,자원관련)

지방정부 관리

민영기업

민간 자본 혹 국가 자본 50% 이하

일반 제조,서비스,전자,유통,건자재

 

*국무원(國務院):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의 집행기관이며, 최고 국가행정기관

                        국무원은 총리 1명, 부총리 4명, 국무위원 5명, 비서장 1명, 각부 부장 27명

                       (중국인민은행장 포함), 각 위원회 3명, 심계서(審計署) 심계장(審計長) 1명 등으로 구성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중국 국무원 [中國國務院]



 중국의 공기업은 국가자산이 참여된 기업인만큼 단순한 기업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 이외에, 국가 자산을 관리하는 '정부 기능'도 겸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공기업의 경영층에는 당(堂)조직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공기업의 주요 경영층은 '동사장(董事)'이라 부르는 CEO 외 '부총경리' 등의 당(堂)조직 성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직급은 중국 중앙정부의 행정 직급과도 연결시킬 수 있는데요, 보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한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모 공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A는 어느 날 회사에 그룹사(社) 간부 B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료들과 함께 의전을 담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상상 이상으로 엄격한 의전이 연일 이어지게 되자 피로감이 쌓인 A. 그는 B가 그룹에서 '부총경리' 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 직급이 어떠한 것인지는 이전에 공기업에 근무한 적이 없어 감이 잡히지 않았다.

 결국 A는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고 함께 동행한 직원에게 "도대체 저 분이 얼마나 높은 분이기에 다들 이렇게 의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겁니까?" 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동행한 직원이 펄쩍 뛰며 A의 입을 막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분은 그룹부총경리 겸 당(堂)의 조직 성원입니다. 행정급으로는 부성장(副省長)과 동일하니 말씀 조심하십시오" A는 그제 서야 정신이 바짝 드는 느낌을 받았다.

 * 성장(省長): 중국의 지역정부 최고급관리자

 

 공기업과 정부 간 간부 전배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 중국 산서성 성장(省長)은 화능그룹 대표 출신이였으며, 현 안강(鞍鋼)그룹의 대표는 전 광저우시(市) 시장으로 재직한 바 있습니다.

 

공기업, 중국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취업을 원하는 기업 역시 공기업입니다. 2012년에 조사한 '취업 선호 기업 랭킹 50위'  조사 결과를 보면 1위가 China mobile이었고, 이 외에도 취업 선호 기업 중 공기업이 약 50%를 차지했습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공기업 취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고용과 높은 수입, 양호한 복지제도를 누릴 수 있고, 공무원급의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10년 전 같은 조사에서는 외국자본기업 취업 선호도가 약 64%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08년 경제 위기 이후 외자(外資)기업 선호 현상은 눈에 띠게 줄어들었고, 이는 곧 공기업에 대한 인기도를 상승시키는 반작용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독특한 산업구조를 가진 중국에게 있어 공기업의 발전은 곧 국가 발전의 기반이 됩니다. 이러한 중국 산업과 기업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중국 기업의 다양한 스펙트럼은 한국의 기업들보다 그 폭이 훨씬 넓고 복잡합니다. 때문에 중국 산업 구조적인 특성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만 기업 활동과정에서 오는 여러 가지 오해를 미연에 차단할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은 경제 발전과 발 맞추어 공기업의 혁신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해 나갈 것입니다. 특정 산업 분야를 독점하고 있는 폐단을 줄이고,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사업 영역을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간다면 글로벌 Top 기업 리스트에  중국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이름을 올려 놓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수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중국 기업들. 이젠 그들을 조금 더 주의 깊게 관찰할 줄 아는 눈을 길러야 할 때가 아닐까요?


※ 참고: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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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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